인공지능과 사람의 진정한 사랑을 그린 영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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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그녀

인공지능 그녀 사만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 20025년 오렌지색 셔츠를 입은 이 남자의 이름은 페오도르 트원블리입니다. 테오도르는 낭만적인 손 편지를 대필해 주는 기업에서 전문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편지를 쓰기 어려워하는 사람들 혹은 귀찮아하거나 손 편지에 낭만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대신 감정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글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를 보고 사연을 보고 즉시 편지를 써 내려갑니다. 이 기업에서 일하는 모두가 자신이 아닌 타인의 감정을 흉내 내서 대신 편지를 씁니다. 테오도르는 다소 고립적인 성향의 남성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우울하고 또 내성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이고 집에서는 아마 우주 같은 곳을 탐험하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직장 동료도 있고 대학 시절 잠깐 사귀었던 친구 에이미와도 친하게 지내지만 인간관계도 무척 좋습니다. 테오도르를 우울하게 만드는 건 그를 외롭게 만드는 것은 별거 중인 아내 캐서린입니다. 함께 했던 시간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테오도르는 그녀의 존재 자체를 사랑했기에 그녀가 남기고 간 빈자리가 더욱 공허하게만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추억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떠올리며 마음 한쪽이 시큰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별한 사람들 모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테오도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음성 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테오도르처럼 외로워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여성과 채팅을 하지만 상대방은 테오도르의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외로움을 해소하려고 합니다. 결국 그녀에게 맞춰주지 못한 테오도르는 당혹스러워하고 상대는 자신의 볼일만 해결하고 떠나버립니다. 소비적인 관계의 끝은 극심한 권태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테오도르는 우연히 알게 된 새로운 기기를 구입하기로 합니다. 심심하고 외로운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는 인공지능 스스로 성장하고 자아를 가지는 인공지능 운영체제를 구입한 것입니다. 테오도르는 인공지능을 설정하기 시작합니다. 테오도르가 설정한 여성 OS는 프로그래밍된 초기 버전으로 테오도르의 곁에 나타납니다. 테오도르는 OS의 이름을 묻고 OS는 자신의 이름이 사만다라고 말합니다. 사만다는 대화를 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자신을 진화시켜 나갑니다.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OS의 능력에 테오도르는 감탄을 금하지 못합니다. 새로운 인공지능 비서의 성능은 탁월합니다. 사만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감정을 깨우치기도 합니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알려주고 정리하지 못한 업무, 일정 등을 정리해주기도 합니다. 사만다의 유쾌한 웃음소리는 이게 진짜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편지를 교정해주기도 합니다. 테오도르가 살아가는 2025년은 다양한 인공지능들이 서로 개성을 뽐내는 세계입니다. 게임에서 만난 캐릭터조차 테오도르를 즐겁게 해 줍니다. 이런 세상이라면 외로울 일도 적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사람이 외로움을 나누는 상대가 같은 사람도 반려동물도 아닌 인공지능이라니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사람과 OS의 사랑

사만다는 테오도르에게 소개팅을 주선합니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는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테오도르는 그 여자와 키스하지만 테오도르가 만난 여자는 시간 낭비하기가 싫다며 확실하게 말해달라고 합니다. 사귀지 않을 거라면 여기에서 멈추라고 합니다. 그리고 테오도르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섭니다. 최악의 남자가 된 테오도르 외롭기 때문에 여자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정작 마음을 줄 여유는 없었던 테오도르를 위로한 것은 놀랍게도 실체를 지니고 있지 않은 사만다였습니다. 사만다와 교감을 가졌던 테오도르는 아직 자신에게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사만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만다는 인간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합니다. 여행을 떠나는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골라준 음악을 듣고 사만다와 대화하며 해변으로 향합니다. 테오도르는 그 자체로 행복해 보입니다. 사만다와 관계를 확신한 테오도르는 캐서린과 이혼하기 위해 서류를 들고 캐서린을 만나러 갑니다. 캐서린은 서류에 사인하기를 망설입니다. 캐서린이 사인을 하는 동안 캐서린과 함께했던 추억이 뇌리를 스쳐가는 테오도르는 사인이 끝난 후 캐서린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겼음을 고백하지만 그 상대가 OS라는 것을 알게 된 캐서린은 테오도르를 비난합니다. 캐서린과의 만남 이후로 테오도르는 넋이 나가버립니다. 사만다는 그런 테오도르가 걱정되기만 합니다. 한편 사만다는 자신이 몸을 지니지 못했다는 것을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마침 직장 동료는 테오도르에게 더블데이트를 제안하고 테오도르는 다시 한번 사만다에게 실체가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사만다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테오도르와 교감하길 원했고 os와 사람의 연애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테오도르는 원치 않았지만 사만다는 강력하게 권유합니다. 결국 테오도르는 원치 않은 관계에 당혹스러워하고 사만다를 대신해서 찾아온 여성과 사만다 둘 모두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이렇게 이 영화는 사람과 os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만다는 발전하고 그 발전의 속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넘어서게 됩니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질문

영화 <그녀>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품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이라는 sf적 상상력으로 만든 훌륭한 작품입니다. 호아킨피닉스(테오도르 역)와 에이미 아담스(에이미 역)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며 스칼렛 요한슨(사만다 역)의 목소리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단지 목소리만으로도 관객을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후덕한 크리스 프렛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이 작품은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 묻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어려워하고 사랑으로 번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단순한 영상미와 사운드로서 만 본다고 해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촬영에 기본 색조를 파스텔톤으로 유지를 하고 있지만 주인공 테오도르가 입고 있는 의상은 원색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대비되는 색을 입고 있는 주인공을 영화 내내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감독은 영화 내에서 파스텔톤에서 주는 따스한 느낌을 그리고 배경과 대비되는 원색의 주인공에게는 집중을 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영화의 사운드 자체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영화 내에서 사만다 역에 맡은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단순히 좋다고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화는 배경음악 역시 영화를 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os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흥미로운 점도 있지만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남자 주인공인 테오도르의 직업에서부터 드러납니다. 그는 자신이 실제로 알지 못하는 타인들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끌어올려 편지를 대신 써 주는 대패 작가입니다. 그러나 그가 일하는 장면들을 볼 때면 어떻게 모르는 사람인데 저런 감정을 끌어올려서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다운 편지를 쓰지만 실제 그의 생활은 조금 달랐습니다 전처와의 이혼으로 생긴 마음의 구멍은 그를 조금씩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만다의 등장으로 조금씩 웃음을 잡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되는 테오도르는 예전과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진짜 사람들을 위한 그의 가짜 감정이 사람이 아닌 그녀를 위한 진짜 감정으로 변모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저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아닌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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